어느날 포도가 어려짐 (트위터 썰)
괴담에서 저주 걸려와서 솔음 어린이가 되어버린 포도 때문에 환장하겠는 현무1팀(p)
1.
일단.. 언제나 화제의 중심인 현무1팀 파괴왕이 애기가 되었다는 소문에 다른 팀 사람들도 구경하러 놀러옴.. 근데 이 사람들이 벌컥벌컥 문을 열어제끼는 바람에 포도 어린이가 깜짝깜짝 놀란다는 거지.... 최가 사다준 청포도 에이드 빨대로 쪼로롭 마시고 있었는데 문이 벌컥 열리는 바람에 깜짝 놀라서 딸꾹질 시전하는 막내ㅠ 다행히 목에 걸렸다거나 그런 건 아니라 다행이긴 한데 식겁해서 딸꾹질 하는 애 들어서 등 토닥여주고 겨우 달래줌. 그 뒤로 현무1팀 사무실 출입문에 대문짝만 하게 붙어있는 A4용지 하나.
2.
우리 포도 어린이... 뭔가 손에 쥐고 있어야 안정이 되는지 누가 뭐만 내밀면 자꾸 덥석덥석 잡으려구 해.... 구경 왔던 다른 팀 사람이 농담으로 '우리 팀으로 갈래?' 하고 웃으며 손가락으로 말랑말랑 포도 볼따구 눌러보려고 하는데 포도가 그거 꼬옥 잡아서 그대로 들고 튀면.. 우리애 내놓아라!! ! 하면서 최가 눈에 불을 켜고 쫒아감ㅋㅋㅋ
3.
어린이라 잠도 많음. 밥 먹다가도 꾸벅꾸벅 조는데 어쨌든 밥은 먹어야 하니까 조막만 한 손으로 포크 쥐고 잠 깨보려고 해보는데 머리는 계속 헤드뱅잉 하는 것처럼 꾸벅꾸벅~ 그거 바라보는 형들 입가가 내려오질 않고 젓가락이 움직이질 않는데.. 결국 졸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가 앞으로 떨어지니까 최가 손 받쳐서 테이블에 박기 전에 포도 얼굴 받쳐주고 류가 손에 들고 있던 그릇이랑 포크 나이스 캐치함.
4.
오랜만에 출동 없는 한가한 오후. 서류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낮잠 자는 포도 번갈아 데리고 있으면서 품에 안고 서류 작업하는 류와 최.. 소파에 눕혀서 재우면 되지 않나 싶은데 사실 포도 어린이 잠버릇이 꽤 심하더라고? 아까 소파에 올려두고 자게 냅두는데 뒹굴거리던 포도 떨어질 뻔해서 최가 가까스로 받아냈기 때문에... 애 혼자 소파에 올려두기 불안해서 소파에 앉아있어서 망정이지 베테랑 현장 요원 순발력이 이렇게 도움이 되고~ 떨어지는 애 손으로 받아낸 최는 너무 놀라서 심장 입으로 뱉을 뻔하고 류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상태에서 5초간 얼음.. 평소였다면 소파에서 같이 일했겠지만 오늘은 정말 반드시 컴퓨터를 써야 하는 업무였기 때문에 번갈아가면서 애 안고 일하기로 함.
근데 원래 애가 이렇게 오래 자도 되는 건가요? 처음엔 30분씩 번갈아가며 데리고 일하는데 포도가 오후 3~4시가 되어도 깰 생각을 안 해.. 얼추 서류 작업도 끝내고 이제 더 이상 무리(?)라고 선언한 최가 포도랑 놀아야지!! 하고 포도 데려간 이후로 넘겨줄 생각을 안 함. 의자 최대한 뒤로 젖힌 상태에서 엎드려 자는 포도 가슴께에 얹어두고 괜히 볼따구도 찔러보고 머리카락으로 장난도 해봄.
- 재관아 이거 봐라~! 포도 사과머리~
- 자는 포도 요원 깨우지 마십시오.. (← 하지만 키보드를 두드리던 손은 멈춰있다.. 시선은 모니터 밖을 벗어나있음..)
결국 일할 생각 없는 최 대신에 류가 나머지 일 마무리 하고 있는데 갑자기 긴급 호출 뜸. 평소였다면 바로 뛰쳐나갔을 두 사람인데 지금 그들의 발목을 붙잡는 건 아직도 자고 있는 우리애...... 누가 업어가도 깨지 않을 것처럼 자고 있다지만 그래도 없는 사이에 무슨 일이라도 날까봐 불안해서 결국 신규조사반 팀원 중에서 야무진 사람한테 부탁해서 잠깐 맡김. (나머지 두 팀은 갑자기 출동할 일도 많기도 하니까 그게 그거라.. 고영은씨한테 부탁 안 한 이유는 포도 인권 지켜)
그렇게 두 선배들 출동하고 한 10분 뒤에 갑자게 눈 반짝 뜨는 포도 어린이. 깜짝 놀란 직원.. 분명 두 사람 말로는 아마 안 깨고 계속 잘 거라고 했는데?? 간단한 괴담이었으니 금방 오시겠지만 여기도 어린이를 돌봐본 적이 없는 생초보라 잔뜩 긴장함. 혹시 울며 떼쓰기라도 하면 어떡하지 우유라도 줘야 하나 사탕이라도 줘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조용히 눈을 뜬 포도 어린이.. 가만히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선배들 없다는 거 확인했는지 닭똥 같은 눈물만 뚞뚝 흘림. 울긴 우는데 빼애액 우는 게 아니라 진짜 그냥 눈물만 뚝뚝 흘리는데 그렇게 선배들 올 때까지 울음을 달래보려는 직원A의 필사적인 원맨쇼 앞에서도 결국 그치지 않았다고 함.
- 포도야 아빠 왔다!
한 20분 뒤에 평소보다도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민간인 구조하고 괴담 탈출한 두 요원이 사무실 들어왔는데 본 것은 원맨쇼로 하얗게 불태워 소파에 널브러진 직원A와 (바닥엔 온갖 물건들이 널브러져 있다..) 아직도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는 포도 어린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파악하는 건 나중에 하고 황급히 포도 어린이부터 챙겨 들어올리는 최.. 어디 아픈 건 아닌지 이마도 짚어보고 제 손이 뜨거운건가 싶어서 이마도 대보는데 포도는 그냥 눈물만 줄줄.. ..
- 포도야 왜 그래, 어디 아파?
- ....
- 우리 포도가 왜 자꾸 울까~ 선배들 마음 아프게.
그냥 말없이 최 요원 품으로 파고 들면서 그제야 훌찌럭 소리도 내는데... 대충 이 정도면 아무리 애 돌 본 경험 없는 두 사람도 눈치 채겠지. 아 애가 우리 없어서 불안 했구나. 우는 포도 토닥여주면서 괜찮아 괜찮아~ 어르고 뺨도 손가락으로 살살 쓸어주는데 그 손가락 꽈악 붙드는 포도. 포도 절대 놔줄 생각이 없어서 졸지에 손가락 잡힌 최 요원씨.. 그래서 그냥 그대로 소파에 앉아서 포도 울음 그칠 때까지 토닥토닥.
한편 상황 파악한 류씨가 하얗게 불태운 직원 감사하다면서 주스 쥐어서 돌려보내고 (나중에 따로 사례하겠습니다.) 포도가 둘이 출동하고 10분 뒤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런 상태였다는 거 듣고 탈수 올까봐 플라스틱컵에 물 담아서 최에게 건네줌. 근데 물 먹이려고 잠깐 고개 좀 들어보자고 하는데 포도 고개만 도리도리 저으면서 고개 절대 안 떨어뜨림. 결국 어디 안 간다는 말로 손가락 하나 더 쥐여주고 나서야 포도 그제야 고개 드는데 최 요원 셔츠에 눈물콧물 자국으로 눈코입 찍혀있음ㅠㅠ 아이고 포도야~! 너무 안쓰러운데 귀여워... 눈물땀범벅 된 얼굴 물수건으로 슥슥 닦아주고 겨우 물 먹이니까 그제야 안심했는지 다시 최 품에 고개 처박고 새근새근 참드는데 손가락 끝까지 안 놓음.. 어쩐지 괴담 들어갔을 때보다 요 몇 분이 더 지친 것 같음.. 포도도 울다가 잠들었고 그대로 자기 손가락 안 놓는 포도 데리고 소파에 가서 눕는데 울어서 그런가 애들은 원래 그런가 따끈따끈 체온이 높네.. 조금 빠르게 뛰는 것 같은 포도 어린이 심장 소리 들으면서 아주 잠깐 눈 붙이는 최 보고 싶음..
류는 서녘 햇빛이 너무 강하니까 블라인드 쳐주고 누가 방금 마치고 돌아온 괴담 관련해서 물어보려 조심히 들어오는 거 보고(노크하려다가 아마 밖에 붙은 종이 때문에 그냥 조심히 밀고 들어온 듯..) 그대로 데리고 조용히 밖으로 데리고 나감. 어차피 퇴근 시간까지 얼마 안 남았으니까 잠깐 이대로 둬도 되겠다 싶었을 테니까...
뭔가 굉장히 평화로웠으면서도 우당탕탕 했던 하루였던 거 같다..
이튿날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 포도.. 근데 어려졌을 때 기억이 하나도 안 나서 어리둥절한 상태인데 선배들은
- 저... 그동안 무슨 일 있었습니까?
- 으응? 아니야~~ 별 일은 없었고~ 그냥 우리 포도가 생각보다 선배들을 많이 의지한다는 걸 알게 되었달까? ^^
- ? 죄송합니다... 혹시 제가 뭔가 실수했다면..
- 그냥 가만히 있어도 됩니다, 포도 요원.
- 아, 네넵..
- 맞아, 포도는 우리 막내니까~!
그래요 사랑받는 막내가 보고 싶었다고